검진 결과지의 지질 칸에는 네 줄이 나란히 있습니다.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어떤 줄에는 화살표가 붙어 있고 어떤 줄에는 없습니다. 정작 넷 중에 무엇을 먼저 봐야 하는지는 결과지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맨 위의 총콜레스테롤 한 줄만 보고 넘어가시거나, 화살표가 붙은 줄 하나만 붙잡고 걱정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총콜레스테롤이 200 아래여도 LDL은 높을 수 있고, HDL은 낮게 나와야 문제인데 숫자가 작다는 이유로 안심하시기도 합니다. 읽는 순서를 모르면 같은 결과지를 놓고 정반대의 결론이 나옵니다. 게다가 그날 몇 시간을 굶고 채혈했느냐에 따라 아예 평가에 쓸 수 없는 줄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글은 네 항목이 각각 무엇인지, 어느 순서로 읽는지, 금식 조건에 따라 어떤 값을 믿을 수 있고 어떤 값을 접어 두어야 하는지를 진료지침 원문 그대로 정리했습니다. 끝에는 같은 결과지를 놓고 판단이 갈리는 자리를 모아 두었습니다.

콜레스테롤수치 결과지, 네 줄은 각각 무엇인가요?
총콜레스테롤은 전체 양이고,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은 그 안에서 성격이 다른 두 갈래입니다. 중성지방은 콜레스테롤과 종류가 다른 지질입니다.
흔히 LDL콜레스테롤을 나쁜 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릅니다. 별명이 다르다는 말은 읽는 방향도 다르다는 뜻입니다. 중성지방은 이름부터 콜레스테롤이 아니고, 진료지침에서도 콜레스테롤과 다른 방식으로 다뤄집니다.
진료지침 제5판의 분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적정 | 정상 | 경계 | 높음 | 매우 높음 |
|---|---|---|---|---|---|
| LDL콜레스테롤 | 100 미만 | 100~129 | 130~159 | 160~189 | 190 이상 |
| 총콜레스테롤 | 200 미만 | — | 200~239 | 240 이상 | — |
| 중성지방 | 150 미만 | — | 150~199 | 200~499 | 500 이상 |
HDL콜레스테롤은 이 다섯 구간에 들어가지 않아 표를 따로 둡니다.
| HDL콜레스테롤 | 수치(mg/dL) |
|---|---|
| 낮음 | 40 미만 |
| 높음 | 60 이상 |
단위는 모두 mg/dL입니다. 그리고 지침은 이 분류표에 단서를 하나 붙여 두었습니다. 「아래 분류기준은 개인별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지질 수치만으로 분류한 것이기에, 치료의 근거나 목표로 사용하지 않는다.」
콜레스테롤수치, 무엇부터 순서대로 봐야 하나요?
LDL콜레스테롤을 먼저 보시고,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순으로 이어 보신 다음 총콜레스테롤로 전체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순서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 LDL콜레스테롤을 먼저 보는 이유 — 진료지침이 위험군별 치료 목표를 LDL 수치로 제시합니다. 목표를 넘겼는지 아닌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또 지침은 심혈관질환이 생기기 전에는 환자 대다수에서 증상이 없기 때문에 LDL콜레스테롤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적고 있습니다.
- 중성지방을 그다음에 보는 이유 — 200 이상이면 지침은 먼저 체중 증가, 음주, 탄수화물 섭취 같은 생활습관 요인을 확인하고 교정할 것을 권고합니다. 500 이상은 급성췌장염 위험이 있어 따로 다룹니다. 손볼 자리가 콜레스테롤과 다릅니다.
- HDL콜레스테롤을 보는 이유 — 40 미만은 그 자체로 주요 위험인자 다섯 가지 중 하나로 셉니다. 반대로 60 이상이면 위험인자 개수에서 1개를 뺍니다.
- 총콜레스테롤을 마지막에 보는 이유 — 전체 양이라 세 항목의 사정이 섞여 있습니다. 이 줄이 200 아래라고 해서 나머지 세 줄이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위험군별 LDL 목표치가 각각 몇인지는 이 묶음의 진단 기준 글인 고지혈증 진단 기준, 콜레스테롤수치 몇부터 관리 대상인가에 표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HDL콜레스테롤은 왜 혼자 거꾸로 읽나요?
HDL콜레스테롤은 다른 세 항목과 달리 적정이나 경계 구간이 없고 낮음과 높음 두 가지로만 나뉘며, 40 미만이 낮음, 60 이상이 높음입니다.
위에서 HDL만 표를 따로 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른 항목은 숫자가 커질수록 오른쪽 칸으로 가지만, HDL은 작을수록 문제이고 클수록 좋은 쪽입니다. HDL을 다른 줄과 같은 방식으로 읽으면 결과를 정반대로 해석하게 됩니다.
이 방향은 위험인자를 셀 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HDL콜레스테롤 40 미만은 나이, 조기 관상동맥질환 가족력, 고혈압, 흡연과 나란히 놓이는 주요 위험인자입니다. 반대로 60 이상이면 세어 둔 위험인자에서 1개를 뺍니다.
LDL콜레스테롤은 계산으로 구하나요, 직접 재나요?
중성지방이 400 이하일 때는 계산식으로 구하거나 직접 측정하고, 400을 넘으면 계산값의 정확도가 낮아져 직접 측정법을 권장합니다.
진료지침이 정한 측정 항목은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그리고 non-HDL콜레스테롤입니다. 이 가운데 LDL콜레스테롤은 중성지방이 400 이하이면 프리드왈드 계산으로 구하거나 직접 측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왜 하필 400이 갈림길인가 하면, 계산 과정에 VLDL을 중성지방을 5로 나눈 값으로 추정하는 단계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 추정 자체가 중성지방 400 이하일 때 쓰는 것이라, 중성지방이 그보다 높으면 계산값의 정확도가 낮아집니다. 그런 경우에는 직접 측정법을 권장합니다.
한 가지가 더 붙어 있습니다. 지침은 「중성지방 농도가 400 mg/dL 이하일 경우에도 직접측정법으로 LDL 콜레스테롤을 측정하는 것이 더 좋다」고 적고 있습니다. 한국인 3만 8천여 명을 본 연구에서 계산값이 직접측정값보다 평균 9.1퍼센트가량 낮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400 이하라고 해서 계산값과 직접측정값이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결과지에 LDL 값이 계산으로 나온 것인지 직접 잰 것인지가 표기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중성지방이 높게 나온 날의 LDL 값이라면 검사한 곳에 확인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non-HDL콜레스테롤이라는 줄은 무엇인가요?
이름 그대로 총콜레스테롤에서 HDL콜레스테롤을 뺀 나머지를 가리키며, 진료지침이 측정 항목으로 함께 제시하는 값입니다.
이 값에는 한 가지 실용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총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 두 줄만 있으면 구할 수 있어서, 공복이 아닌 상태에서 채혈했더라도 볼 수 있는 값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진료지침은 공복이 아닌 검사에 대해서도 non-HDL 기준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공복이 아닌 상태에서 잰 non-HDL콜레스테롤이 220 이상이면, 진료지침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감별하기 위한 추가 검사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이 매우 높은 경우를 놓치지 않으려는 장치입니다.
위험군별 치료 목표는 LDL콜레스테롤과 함께 non-HDL콜레스테롤로도 제시됩니다. 결과지에 non-HDL 줄이 없더라도 총콜레스테롤에서 HDL을 빼면 그 값입니다.
콜레스테롤수치 검사, 금식은 몇 시간 해야 하나요?
중성지방과 계산으로 구하는 LDL콜레스테롤은 반드시 12시간 이상 금식한 뒤에 채혈해야 합니다.
금식이 어려운 사정이 있으면 최소 9시간까지는 허용됩니다. 다만 그때는 계산으로 구한 LDL 값이 12시간 금식했을 때보다 약 2~4퍼센트 낮게 나옵니다. 숫자가 여유 있게 낮거나 높은 분에게는 큰 차이가 아니지만, 경계선 바로 아래에 걸친 값이라면 이 2~4퍼센트가 칸을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지침이 함께 적어 둔 채혈 요령도 있습니다.
- 채혈 전에는 최소 5분 이상 앉아 계십시오. 서 있다가 바로 채혈하면 혈액이 농축된 상태로 잡힐 수 있습니다.
- 혈장 검체는 혈청 검체보다 약 3퍼센트 낮게 나옵니다. 검사한 곳이 다르면 이런 차이도 섞입니다.
- 뇌졸중, 외부 손상, 수술, 급성감염, 체중이 줄고 있는 시기, 임신, 최근 식사가 크게 바뀐 시기는 피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받으십시오. 그런 때의 값은 평소 상태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공복이 아닌 상태로 검사했다면 어떻게 하나요?
그날 결과지에서 평가에 쓸 수 있는 것은 총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 두 항목뿐입니다.
중성지방은 식사의 영향을 그대로 받고, 계산으로 구한 LDL은 그 중성지방을 재료로 쓰기 때문에 함께 흔들립니다. 그래서 비공복 채혈에서는 이 두 줄을 평가 대상에서 빼는 것이 원칙입니다. 진료지침은 이때 두 가지 상황을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 채혈 시점 | 총콜레스테롤 | HDL콜레스테롤 | 중성지방 | 계산한 LDL콜레스테롤 |
|---|---|---|---|---|
| 12시간 이상 금식 | 사용 | 사용 | 사용 | 사용 |
| 9시간 금식 | 사용 | 사용 | 사용 | 사용하되 약 2~4퍼센트 낮게 나옴 |
| 공복 아님 | 사용 | 사용 | 평가에 쓰지 않음 | 평가에 쓰지 않음 |
첫째, 공복이 아닌 상태에서 중성지방이 500 이상으로 나오면 공복 후 재검이 권장됩니다. 평가에 쓰지 않는 값이라도 그냥 넘기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둘째, 앞에서 본 대로 공복이 아닌 non-HDL콜레스테롤이 220 이상이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감별을 위한 추가 검사로 이어집니다.
검진 예약을 잡을 때 「금식하고 오세요」라는 안내를 받으시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몇 시부터 굶었는지를 기억해 두시면 결과지를 읽을 때 도움이 됩니다.
콜레스테롤수치는 한 번만 재면 되나요?
아닙니다. 치료 방침을 정할 때는 서로 다른 시점에 최소 2회 이상 검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두 결과가 현저히 다르면 세 번째 검사를 시행해 확인합니다. 하루의 숫자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앞에서 본 금식 시간, 채혈 자세, 검체 종류, 그날의 몸 상태가 모두 값을 조금씩 흔들기 때문입니다.
검사를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는지도 정해져 있습니다. 진료지침은 20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적어도 매 4~6년마다 공복 후 지질 검사를 권장합니다. 조기 심혈관질환이나 심한 이상지질혈증의 가족력 같은 위험요인이 있으면 더 젊은 연령에서도 시작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같은 결과지인데 답이 갈리는 자리
9시간만 굶고 검사해 LDL콜레스테롤이 128로 나온 65세 남성입니다. 분류표에서 128은 100~129 구간, 「정상」 칸입니다. 그런데 9시간 금식으로 계산한 LDL은 12시간 금식했을 때보다 약 2~4퍼센트 낮게 나옵니다. 12시간을 채웠다면 130대에 올라섰을 수 있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경계선에서 두세 칸 안쪽에 있는 값일수록 금식 시간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같은 사람의 LDL이 95였다면 몇 퍼센트 차이로 결론이 뒤집히지 않으므로 굳이 다시 재실 일이 아닙니다. 같은 오차라도 어디에 걸쳐 있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점심을 먹고 채혈해 총콜레스테롤 195, 중성지방 520이 나온 61세 여성입니다. 총콜레스테롤 195만 보면 200 미만이라 넘어가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지의 중성지방 520은 애초에 평가에 쓰는 값이 아닙니다. 공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매우 높음」으로 확정할 수도 없습니다. 답은 안심도 확정도 아니라 재검입니다. 진료지침은 공복이 아닌 상태의 중성지방이 500 이상이면 공복 후 재검을 권장합니다. 쓸 수 없는 값이라는 말과 무시해도 되는 값이라는 말은 다릅니다.
같은 비공복 검사에서 총콜레스테롤 285, HDL콜레스테롤 55가 나온 48세 남성입니다. 이 결과지에는 중성지방도 계산 LDL도 쓸 수 없습니다. 그래도 판단할 길이 있습니다. non-HDL콜레스테롤은 총콜레스테롤에서 HDL을 뺀 값이라 두 줄만으로 구해집니다. 여기서는 230이 되고, 공복이 아닌 상태의 non-HDL이 220 이상이면 진료지침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감별을 위한 추가 검사를 하도록 합니다. 이 경우는 「공복으로 다시 오세요」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검사가 하나 더 붙는 자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총콜레스테롤이 정상이면 나머지 줄은 안 봐도 되나요?
아닙니다. 총콜레스테롤이 200 미만이어도 LDL콜레스테롤이 130 이상이거나, HDL콜레스테롤이 40 미만이거나, 중성지방이 150 이상일 수 있습니다. 진료지침의 분류 기준은 네 항목을 각각 따로 두고 있습니다.
HDL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왔는데 괜찮은 건가요?
HDL은 60 이상이 「높음」이고 이는 좋은 쪽으로 읽습니다. 위험인자를 셀 때도 60 이상이면 개수에서 1개를 뺍니다. 40 미만일 때가 문제가 되는 쪽입니다.
중성지방이 400을 넘으면 LDL콜레스테롤은 어떻게 아나요?
400을 넘으면 계산값의 정확도가 낮아지므로 직접 측정법을 권장합니다. 지침은 400 이하일 때에도 직접측정법으로 재는 것이 더 좋다고 적고 있습니다.
검사 직전에 특별히 조심할 것이 있나요?
채혈 전 최소 5분 이상 앉아 계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뇌졸중, 외부 손상, 수술, 급성감염, 체중이 줄고 있는 시기, 임신, 최근 식사가 크게 바뀐 시기는 피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출처
-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 2022년 11월(2023년 5월 수정본) — 지질 분류 기준표, 측정 항목과 LDL 산출 조건, 계산값과 직접측정값의 차이 및 400 이하에서도 직접측정 권장, 금식 시간과 2~4퍼센트 차이, 비공복 검사에서 사용 가능한 항목, 비공복 non-HDL 220 이상 및 중성지방 500 이상 기준, 서로 다른 시점 2회 이상 검사, 채혈 전 5분 착석과 검체 간 약 3퍼센트 차이, 20세 이상 성인 매 4~6년 선별 검사, 주요 위험인자와 HDL 60 이상 감산 규칙, 중성지방 200 이상·500 이상의 취급
한그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