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결과를 듣고 나오면서 「우선 식사부터 좀 조절해 보시죠」라는 말을 들으신 적 있으실 겁니다. 집에 돌아와 검색창에 고지혈증좋은음식이라고 쳐 보면 목록은 끝없이 나옵니다. 그런데 정작 궁금한 것은 목록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걸 바꾸면 숫자가 얼마나 내려가느냐입니다.
그 답이 없으니 대개 두 갈래로 갑니다. 좋다는 것을 몇 가지 더 챙겨 먹는 쪽으로 가거나, 반대로 노른자 하나까지 세어 가며 특정 음식을 끊는 쪽으로 갑니다. 둘 다 힘은 많이 들고 숫자는 잘 안 움직입니다. 정작 지침이 숫자를 붙여 둔 자리는 따로 있는데, 그 자리를 그대로 두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진료지침 제5판이 식사와 운동에 대해 몇 mg/dL, 몇 퍼센트라고 적어 둔 숫자만 모았습니다. 무엇을 얼마나 바꾸면 무엇이 얼마나 움직이는지, 그리고 오래 상식처럼 알려져 온 기준 하나가 제5판에서 어떻게 달라졌는지까지 짚어 드립니다.

고지혈증좋은음식을 고르기 전에, 먼저 볼 자리는 어디인가요?
더할 것이 아니라 줄일 것, 그중에서도 포화지방산입니다.
진료지침이 식사 항목에서 가장 앞에 두고 숫자까지 붙여 설명하는 대상은 포화지방산입니다. 총 에너지 섭취량에서 포화지방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인지, 그 자리를 무엇으로 바꾸는지에 따라 LDL콜레스테롤이 얼마나 움직이는지가 수치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권고 자체는 짧습니다. 포화지방산은 총 에너지 섭취량의 7퍼센트 이내, 트랜스지방산은 최대한 적게입니다. 트랜스지방산에는 몇 그램이라는 정량 기준이 따로 붙어 있지 않습니다. 적을수록 좋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7퍼센트는 무게가 아니라 하루에 섭취하는 총 에너지 중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집에서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포화지방산이 많은 자리를 줄이고 그 자리를 다른 것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포화지방산을 바꾸면 콜레스테롤이 몇 내려가나요?
총 에너지의 1퍼센트를 무엇으로 바꾸느냐에 따라 LDL콜레스테롤이 1.3에서 2.1 mg/dL까지 내려갑니다.
지침은 반대 방향의 숫자도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포화지방산 비율이 1퍼센트 증가하면 LDL콜레스테롤이 0.8~1.6 mg/dL 상승합니다. 늘리면 오르고, 대체하면 내려갑니다. 그 폭이 아래와 같습니다.
| 무엇을 바꾸나 | 얼마나 | LDL콜레스테롤 변화 |
|---|---|---|
| 포화지방산 비율이 늘어날 때 | 총 에너지의 1퍼센트 | 0.8~1.6 mg/dL 상승 |
| 포화지방산을 단일불포화지방산으로 대체 | 총 에너지의 1퍼센트 | 1.6 mg/dL 감소 |
| 포화지방산을 다가불포화지방산으로 대체 | 총 에너지의 1퍼센트 | 2.1 mg/dL 감소 |
| 포화지방산을 탄수화물로 대체 | 총 에너지의 1퍼센트 | 1.3 mg/dL 감소 |
| 포화지방산 7퍼센트 이하 식사 일반적인 서구 식사와 비교 |
식사 전체 | LDL 9~16퍼센트 감소 |
맨 아랫줄이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입니다. 항목 하나를 손보는 것이 아니라 식사 전체에서 포화지방산 비율을 7퍼센트 아래로 내렸을 때 나오는 폭이기 때문입니다. 결과지에 적힌 본인의 LDL 값에 9~16퍼센트를 대 보시면, 식사 구성만으로 어느 정도가 움직이는지 가늠이 되실 겁니다.
표에서 한 가지 더 눈여겨보실 대목이 있습니다. 같은 1퍼센트를 바꿔도 무엇으로 바꾸느냐에 따라 폭이 다릅니다. 탄수화물로 바꾼 경우가 1.3 mg/dL로 가장 작습니다. 포화지방산을 줄인 자리를 밥이나 빵으로 채우는 방식이 얻는 것이 가장 적은 선택이라는 뜻입니다.
콜레스테롤 하루 300mg 제한은 아직 유효한가요?
제5판은 콜레스테롤 섭취에 대해 구체적인 제한 범위를 제시하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다만 고콜레스테롤혈증인 경우에는 섭취량을 줄이는 것을 고려하라는 권고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오래 상식처럼 알려져 온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제5판의 성인 식사요법 권고에는 「하루 몇 mg까지」라는 콜레스테롤 섭취 제한량이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침은 그 이유를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입니다. 2015년 미국 식사권고안에서도 같은 제한량이 빠졌습니다.
여기에 반드시 함께 읽어야 할 문장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지침은 일괄적으로 콜레스테롤을 제한할 필요는 없겠으나, 고콜레스테롤혈증인 경우에는 콜레스테롤의 과다 섭취를 주의할 것을 고려한다(IIa, B)는 권고를 그대로 남겨 두었습니다. 이미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들으신 분에게는 제한이 없어진 것이 아닙니다. 일괄 기준이 빠진 것과, 높은 사람에게 권고가 사라진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시면 안 됩니다. 제한 범위가 빠졌다는 것은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같은 지침이 포화지방산은 총 에너지의 7퍼센트 이내라는 기준은 그대로 두고 있고, 식사에서 LDL을 움직이는 숫자도 전부 포화지방산 쪽에 붙어 있습니다. 지침이 놓아준 것이 아니라, 어디를 볼지를 옮긴 것입니다.
그래서 이 변화를 특정 음식 하나를 두고 「이제 먹어도 된다」거나 「그래도 안 된다」는 결론의 근거로 쓰기는 어렵습니다. 지침이 말한 것은 음식 이름이 아니라, 식사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지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콜레스테롤낮추는음식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나요?
지침이 식사에서 제시한 또 하나의 숫자는 식이섬유 하루 25g 이상입니다.
제5판 요약 자료는 식이섬유를 하루 25g 이상 섭취하도록 적고 있습니다. 식이섬유는 정제하지 않은 곡물이나 채소, 콩류처럼 원래 형태에 가까운 식품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무엇을 새로 사서 더하기보다, 이미 드시는 상차림에서 정제된 쪽을 덜 정제된 쪽으로 바꾸는 방식이 지침의 취지에 가깝습니다.
정리하면 지침이 식사에 숫자를 붙여 둔 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무엇을 | 얼마나 | 권고 등급 |
|---|---|---|
| 포화지방산 | 총 에너지의 7퍼센트 이내로 줄일 것 | I, A |
| 총지방 | 총 에너지의 30퍼센트 이내로 과다하지 않도록 | IIa, B |
| 포화지방산 대체 | 단일 또는 다가 불포화지방산 섭취로 대체 | IIa, B |
| 콜레스테롤 | 고콜레스테롤혈증인 경우 섭취량을 줄일 것 | IIa, B |
| 총탄수화물 | 총 에너지의 65퍼센트 이내, 총당류는 10~20퍼센트 | IIa, B |
| 식이섬유 | 하루 25g 이상 | I, A |
| 알코올 |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하며 가급적 금주 | I, B |
| 총에너지 | 적정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섭취 | I, A |
| 트랜스지방산 | 최대한 적게 (섭취를 피하는 것을 권고) | I, A |
목록이 길지 않은 것은 허술해서가 아니라, 근거가 확인된 것만 남겨 두었기 때문입니다. 옆에 붙은 등급도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I, A는 권고 강도와 근거 수준이 가장 높은 자리이고, IIa, B는 「고려한다」 쪽입니다.
이 글은 지침 본문에 있는 식사와 운동 항목만 다룹니다. 무엇을 따로 챙겨 드실지에 대한 판단은 이 글의 범위를 넘어서므로 담지 않았습니다.
운동은 얼마나 해야 숫자가 움직이나요?
중강도로 주 150~300분, 또는 고강도로 주 75~150분입니다.
지침이 제시한 운동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도에 따라 두 갈래로 적혀 있습니다.
| 강도 | 주당 | 하루로 나누면 |
|---|---|---|
| 중강도 | 150~300분 | 30~60분 |
| 고강도 | 75~150분 | 25~30분 |
| 중강도(횟수로 볼 때) | 주 5회 | 1회 30분 이상 |
| 고강도(횟수로 볼 때) | 주 3회 | 1회 20분 이상 |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것이 중강도가 어느 정도냐는 것입니다. 지침은 이것도 숫자로 적어 두었습니다. 여유심박수의 40~75퍼센트가 권고 강도입니다. 근력운동은 1회 최대로 들 수 있는 무게의 50~69퍼센트가 중강도, 70~85퍼센트가 고강도에 해당합니다.
목적이 체중 감소라면 기준이 한 단계 올라갑니다. 하루 50~60분 이상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같은 운동이라도 지질 수치 관리를 위한 양과 체중을 줄이기 위한 양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술은 끊어야 하나요?
지침은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하되 가급적 금주하도록 적고 있습니다.
문장이 두 겹으로 되어 있는 점을 보셔야 합니다. 제한선은 하루 1~2잔이지만, 권고의 방향은 가급적 금주입니다. 1~2잔이 권장량이라는 뜻이 아니라, 마신다면 그 선을 넘지 말라는 상한에 가깝습니다.
중성지방이 높으신 경우에는 이 대목이 더 무겁습니다. 지침은 중성지방이 200 이상일 때 체중 증가, 음주, 탄수화물 섭취 같은 생활습관 요인을 먼저 확인하고 교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체중은 얼마나 줄여야 하나요?
체중을 5~10퍼센트 줄이면 중성지방이 20퍼센트 줄어듭니다.
지침에는 체중과 중성지방의 관계가 숫자로 적혀 있습니다. 체중 1kg 감소에 중성지방 1.9퍼센트 또는 1.5 mg/dL 감소, 체중 5~10퍼센트 감소에 중성지방 20퍼센트 감소입니다. 본인 체중의 5~10퍼센트가 몇 kg인지 한 번 계산해 보시면 목표가 훨씬 구체적으로 잡힙니다.
지침이 체중에 대해 먼저 적어 둔 권고는 숫자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적정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에너지를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I, A)는 문장입니다. 얼마를 빼라가 아니라, 지금의 적정체중을 지킬 만큼만 먹으라는 쪽이 출발점입니다.
얼마나 줄일지에 대해서는 미국심장협회 기준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중성지방이 150~199이면 체중의 5퍼센트, 200 이상이면 체중의 5~10퍼센트를 줄이라는 것입니다. 콜레스테롤 쪽 숫자도 하나 있습니다. 체중을 10kg 줄이면 총콜레스테롤이 8.9 mg/dL 낮아진다고 적혀 있고, 5~10퍼센트를 줄이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함께 개선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다만 20퍼센트라는 폭이 걸려 있는 대상은 중성지방입니다. LDL콜레스테롤이 같은 폭으로 내려간다는 뜻이 아닙니다. LDL 쪽 숫자는 앞의 표에서 보신 대로 포화지방산에 붙어 있습니다. 줄여야 할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손볼 자리가 다릅니다.
같은 「식사 조절」인데 답이 갈리는 자리
「300mg 제한이 없어졌다더라」는 말을 듣고 그동안 참았던 것을 마음껏 드시기로 한 경우. 절반만 맞습니다. 제5판이 콜레스테롤 섭취의 구체적 제한 범위를 제시하지 않는 것으로 바꾼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한 범위가 빠진 자리에 「얼마든지」가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포화지방산 7퍼센트라는 기준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 고콜레스테롤혈증이라고 들으신 분이라면 섭취량을 줄이는 것을 고려하라는 권고(IIa, B)가 따로 남아 있어, 그 말이 향하는 대상이 애초에 아닙니다. 지침이 강조를 옮긴 것이지 식사를 놓아준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숫자가 움직이는지는 몇 달 뒤 검사 결과가 알려 줍니다.
포화지방산이 많은 반찬을 줄이고 그 자리를 밥과 국수로 채우신 경우. 방향은 맞지만 폭이 작습니다. 표에서 보신 대로 탄수화물로 대체했을 때의 감소폭은 1.3 mg/dL로 가장 작고, 불포화지방산으로 대체했을 때의 1.6과 2.1보다 낮습니다. 게다가 중성지방이 200 이상이신 분이라면 지침이 탄수화물 섭취를 먼저 확인하라고 적은 항목에 해당합니다. 줄인 자리를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절반입니다.
체중을 5퍼센트 넘게 줄여 중성지방이 눈에 띄게 내려간 분이, LDL도 같이 내려갔으리라 생각하는 경우. 두 숫자는 서로 다른 축에 걸려 있습니다. 체중 감소에 붙은 숫자는 중성지방 20퍼센트 감소이고, LDL에 붙은 숫자는 포화지방산 대체와 7퍼센트 이하 식사입니다. 체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식사 구성까지 바뀌었다면 LDL도 함께 움직일 수 있지만, 체중이 줄었으니 LDL도 내려갔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일은 아닙니다. 확인은 검사로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식사만 조절해도 약 없이 관리가 되나요?
사람마다 다릅니다. 지침은 포화지방산 7퍼센트 이하 식사가 LDL을 9~16퍼센트 낮춘다고 적고 있는데, 이 폭으로 본인의 위험군 목표치에 닿는지는 지금 수치와 목표치의 거리에 달려 있습니다. 중등도위험군은 수주 혹은 수개월간 생활습관 교정을 시행한 뒤에도 LDL이 130 이상, 저위험군은 160 이상일 때 투약을 고려하도록 되어 있고, 초고위험군과 고위험군은 본인의 목표치를 넘긴 상태이면 생활습관 교정과 투약을 함께 시작하는 쪽으로 적혀 있습니다.
효과는 얼마 만에 확인할 수 있나요?
확인은 결과지로 합니다. 지침은 치료 방침을 정할 때 서로 다른 시점에 최소 2회 이상 검사하도록 하고 있고, 검사 직전 식사가 크게 바뀐 시기는 피하도록 적고 있습니다. 다음 검사 시점은 진료 때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운동을 몰아서 주말에만 해도 되나요?
지침에 적힌 것은 주당 총량과 함께 중강도 주 5회, 고강도 주 3회라는 횟수 기준입니다. 총량뿐 아니라 나누어 하는 횟수까지 함께 제시되어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식이섬유 25g은 어느 정도인가요?
지침에 적힌 것은 하루 25g 이상이라는 양뿐이고, 어떤 식품으로 몇 그램을 채우라는 목록은 따로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제하지 않은 곡물과 채소, 콩류의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한꺼번에 잡는 방법은 없나요?
겹치는 부분은 있습니다. 체중과 음주, 탄수화물은 중성지방 쪽에, 포화지방산 대체는 LDL 쪽에 숫자가 붙어 있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 더 급한지는 본인의 수치와 위험군에 따라 달라지므로 진료실에서 정하시게 됩니다.
출처
-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 2022년 11월(2023년 5월 수정본) — 포화지방산 대체에 따른 LDL 변화, 포화지방산 7퍼센트 이하 식사의 LDL 감소폭, 콜레스테롤 섭취 제한 범위에 대한 제5판의 변경, 트랜스지방산 권고, 체중 감소와 중성지방
-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 요약 자료 — 식사요법 권고와 등급(총지방 30퍼센트, 포화지방산 7퍼센트, 콜레스테롤, 총탄수화물 65퍼센트와 총당류 10~20퍼센트, 식이섬유 하루 25g 이상, 알코올, 적정체중 유지 에너지), 운동량과 운동 강도, 체중 감소 목적의 운동 시간
한그루





